출처 : 네이버 블로그 세인트  2023. 2. 1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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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컴퓨터에 대한 과장과 모순

1. 양자 기술 개요 1) 양자 기술의 개발 - 1900년: 막스 플랑크(Max Planck, 독일 )가 흑체 복사 연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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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양자 기술 개요

 

1) 양자 기술의 개발

- 1900년: 막스 플랑크(Max Planck, 독일 )가 흑체 복사 연구를 통해 양자 물리에 관한 첫 논문을

발표

- 1925~1929년: 이 기간 동안의 양자역학에 관한 논의를 코펜하겐 해석이라 부르며, 양자역학의

수학적 원칙을 정립(양자의 중첩과 얽힘, 양자가 간진 입자와 파동의 이중성, 불확정성 원리 등)

- 1980년 초반: 리처드 파인만(Richard Feynman, 미국)의 아이디어에서 양자 컴퓨터 연구가 시작

됨. “자연현상은 양자역학 원리에 따르므로 자연현상을 시뮬레이션하고 싶으면 양자 역학에 따

라 작동하는 컴퓨터가 필요하다.”

- 1985년: 데이비드 도이치(David Deutsch, 영국)가 양자 역학으로 작동하는 컴퓨터의 계산 방법

에 관한 수학적 기초 이론을 정립

- 1994년: 피터 쇼어(Peter Shor, 미국)가 양자 컴퓨터로 소인수 분해를 더 빠르게 하는 알고리즘

을 발표한 후, 양자컴퓨터가 개발되면 현재 웹 서비스와 블록체인에서 사용되고 있는 RSA 암호

화 방식(소인수 연산으로 암호화 및 복호화를 함)이 곧 무력화될 것이라는 문제가 제기되었고

이후 각국 정부(공무원, 정치인)가 양자 컴퓨터에 관심을 갖는 계기를 제공하였음

( 참고로, RSA는 여러가지 암호화 방식 중 속도가 가장 느리고, 소규모 디바이스에 적합하지

않아 현재 점차 사용 분야가 줄어 들고 있음)

 

2) 양자의 성질(코펜하겐 해석).

 

- 이중 슬릿 실험: 전자(양자)는 파동과 입자의 성질을 모두 갖는다.

 

(그림 1) 입자로 알려졌던 전자의 파동성을 입증한 이중 슬릿 실험.

 

입사하는 전자에 외부 영향이 없는 진공과 암흑 상태에서 실험해야 간섭 무늬를 관측할 수 있다.

 

- 양자의 성질에는 중첩(superposition)과 얽힘(entanglement)이 있다.

양자 중첩은 양자가 관측되기 전까지 가능한 상태가 모두 확률적으로 중첩되어 있는 상태를 일컫

는 말이다. 관측되는 순간 중첩은 사라지고 입자의 성질만 남는다. 양자 얽힘은 얽혀 있는 2개

이상의 양자들 중 하나를 조작하는 순간에 다른 양자들도 그 영향을 받으며, 하나를 측정하는

순간에 중첩 상태가 사라지고 다른 양자들도 중첩 상태가 사라진다.

 

2. 양자 컴퓨터에 대한 오해와 모순

 

인터넷에서 ‘양자 컴퓨터’를 검색하면, ‘현대의 슈퍼 컴퓨터보다 1억배 이상 빠르다’, ‘30조배 빠르다’, ‘초병렬로 계산하는 꿈의 컴퓨터’ 등의 제목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마치 현대의 컴퓨터 기술을 한번에 무용지물로 만들고 그 자리를 대체할 것 같은 엄청난 기술로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전세계 연구자들이 개발하고자 하는 ‘양자 컴퓨터’는 현재의 컴퓨터가 정보를 처리하는 원리(논리 게이트로 계산하는 것)를 기반으로 하는 동시에 양자라는 새로운 성질을 더해 그 기능을 더 향상시키고자 하는 것이지 양자의 성질만으로 구현하는 것은 아니며, 1억배~30조배 빠르다는 것은 검증된 사실이 아니다.

이미 DWAVE, IBM 등이 양자 컴퓨터를 판매하기 시작했고, Google은 최대규모의 슈퍼 컴퓨터로 1만년이 걸리는 문제를 200초 만에 풀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이에 대해 IBM은 “슈퍼컴퓨터로 1만년 걸린다는 연산 작업은 IBM의 슈퍼 컴퓨터에서 2.5일이면 해결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반박하였음).

최근에는 전세계의 주요 IT 기업들뿐 아니라 미국, 중국, 유럽연합, 일본, 한국 등의 정치인들이 국가 차원에서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한 바도 있다. 각국은 양자 컴퓨터가 국가전략산업이고 국가 내에서 육성하고 보호할 중요 기술로 선언하고 있다. 하지만 그 기술의 실체를 알면 이렇게까지 고조된 분위기는 비정상적이다. 아마도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전쟁, 끝없는 해킹과 개인정보 및 가상자산 탈취, 미래에 대한 불안 등이 만든 결과일 것이다.

인터넷과 언론에 떠도는 양자 컴퓨터에 관한 흔한 오해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1) 양자 컴퓨터는 모든 계산을 슈퍼 컴퓨터보다 1억배 빠르게 처리한다?

가장 흔한 오해이다. 이론적으로 언젠가 고성능 양자 컴퓨터가 구현된다면 더 빨리 풀 수 있는 문제도 있지만 그것도 몇 종류의 문제에 불과하다. 그 밖의 대부분의 문제들은 지금의 컴퓨터를 능가하지 못한다. 양자 컴퓨터로 더 빨리 풀 수 있는 몇 가지 문제들도 ‘양자의 성질’을 이용하여 계산의 횟수를 줄일 수 있는 문제들이기 때문이지, 양자 컴퓨터의 실행 속도가 더 빨라서 가능한 것은 아니다.

 

2) 양자 컴퓨터는 병렬 계산을 하므로 속도가 빠르다?

병렬 계산은 일반 컴퓨터도 사용하고 있는 기술이다. 일반 컴퓨터에서는 여러 개의 CPU 또는 여러 대의 컴퓨터를 이용하여 문제를 나누어 풀고 그 결과를 합쳐서 사용하도록 하는 기술이지만, 양자 컴퓨터에서는 중첩이라는 성질을 사용한다. 즉, 여러 개의 양자 집합을 이용하여 각각 나름의 방식으로 문제를 풀게 하고 그 중 문제 풀이에 성공한 것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그러므로 병렬 계산하므로 더 빠르다 라는 설명은 정확한 것이 아니며, 이런 병렬 계산이 적합한 문제인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구글에서 한글로 “양자 컴퓨터 병렬 계산”을 검색하자 50만 5천개의 결과가 나왔다. 거의 모든 자료가 양자의 중첩을 이용하여, 예를 들어 ‘20 qubit로 220 개(약 100만 개)의 연산을 한번에 처리하므로 1억배 이상 빠르다’는 등의 설명을 하고 있다. 심지어는 국내에서 잘 알려진 물리학자라는 사람들도 이런 식의 잘못된 설명을 하고 있으며 일부 언론사들은 (그림 2)와 같은 도표로 양자 컴퓨터가 빠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주장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양자 컴퓨터도 계산 결과를 얻으려면 측정을 해야 하고 측정할 때마다 양자의 중첩은 사라진다. 결국 양자도 한번에 한 개의 연산을 할 수 있을 뿐이다.

(그림 2) 양자 컴퓨터의 연산 개념을 잘못 설명한 자료

 

3) 양자 컴퓨터는 곧 실용화 된다?

양자 컴퓨터가 몇 년 후에는 실용화 될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넘쳐 나고 있다. 실제 양자 컴퓨터 연구에 종사하고 있는 실무자들 중에 몇 년 후에 실용화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현재까지 개발된 기술은 그야말로 장난감 수준이다. 2019년에 구글 CEO는 구글이 개발한 양자 컴퓨터에 대해 "인류 첫 번째 비행기는 단 12초만 날았다"라고 예를 든 뒤 "물론 아직 그것을 실제로 적용할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어쨌든 그렇게라도 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라고 현재의 수준에 대해 평한 바 있다.

전문가들도 언제 가능하냐는 질문을 받으면 20년 후라고 말하기도 하고 100년 후라고 말하기도 한다. 양자 컴퓨터의 성능을 나타내는 측도인 양자 비트(qubit, 큐빗)에 대해, 현재 IBM은 127 qubit를 처리하는 프로세서를 발표했고, Google은 53 qubit 제품을 내놨다. 중국도 50 qubit를 달성했다고 홍보하고 있고, 영국과 호주에서도 100 qubit,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고 있으며 일본은 2026년까지 1000 qubit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얼마 전에 1년 후인 2024년까지 50 qubit, 2030년까지 100 qubit을 개발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상용화하려면, 즉 항상 안정적으로 문제를 풀려면 연구자에 따라 의견이 다르지만 100만 qubit 또는 1억 qubit 이상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렇게 qubit를 증가 시키는 기술적 난이도는 qubit 의 지수함수로 증가한다. 즉, 구현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3. 대규모의 양자 컴퓨터를 만드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

 

그 이유는 양자가 너무나 작고 예민하기 때문이다. 양자가 다른 양자와 충돌하면 양자의 중첩 상태는 깨진다. 계산에 사용할 양자가 극소량의 빛에 노출되어도 광자가 충돌하여 중첩이 깨지고, 양자 컴퓨터 주변의 전기 배선이나 자기장도 양자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양자 컴퓨터를 만들려면 외부로부터의 영향을 완전히 차단하는 동시에, 양자 컴퓨터 사용자는 양자 상태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도록 특별한 수단을 확보해야 하는 이율배반적인 터무니 없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양자를 이용해 소인수 분해를 고속으로 하는 Shor의 알고리즘은 100만 Qbit ~ 1억 Qbit 규모의 양자 컴퓨터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2천만 qubit의 양자 컴퓨터가 있다면 RSA-2048 암호화 방식을 깨는데, 즉 2048비트 정수를 소인수 분해 하는데 8시간이면 충분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큰 규모의 양자 컴퓨터를 실현은 매우 어렵고 혹은 불가능할 수도 있다. 그 이유는 너무나 작아 다루기도 어려운 양자 하나 하나를 외부 노이즈로부터 완전히 차단한 후, 정확하게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의 범용 컴퓨터는 외부의 영향을 받아도 계산 오류가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즉 컴퓨터의 처리 단위인 bit는 ON/OFF pulse로 만들어지는데 일반적으로 3 ~5 volt이면 1, 0 volt 이면 0으로 처리하며, 외부 영향으로 pulse의 전압이 30%까지 변동해도 트랜지스터 몇 개를 통과하면 간단히 복원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양자 비트(qubit)는 노이즈나 오차가 조금도 허용되지 않는다. 양자 비트는 0과 1이 중첩된 상태이며 그 상태로 정보를 나타낸다. 즉, 양자에서의 중첩방식은 진폭의 비와 위상의 차이로 정해 진다. 이 값은 계산 과정에서 연속적으로 누적되고 변하므로 노이즈나 오차로 인해 조금이라도 어긋나 버리면 계산 오류가 발생하다. 트랜지스터처럼 어느 정도의 오차 범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양자 비트 단위의 연산을 99% 정확도로 한다고 하면 얼핏 생각하기에는 높은 정확도로 보이지만 이 연산을 100번 반복하면 올바른 답이 나올 확률은 (0.99 x 0.99 x 0.99….. 100회 곱셈=) 37% 밖에 되지 않는다. 이 정도라면 답을 전혀 신뢰할 수 없게 된다. 아무리 빠르게 계산한다고 해도 엉터리 답을 내준다면 사용할 사람은 없다.

 

아래의 (그림 3)은 일본 정부가 Moonshot Goal 6 프로젝트로 발표한 양자 비트(qubit) 구현 계획이다. 2050년까지 수백만 qubit의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겠다는 목표이지만 산출 근거가 무어의 법칙을 양자에 반영한 숄코프(ShoelKopf, 예일대 양자물리학 교수)의 법칙이라고 한다. 그림의 제목은 Quantum version of Moore’s Law이다. 즉 구글의 경우 2014년에 5 qubit을 개발한 이래 매년 2배씩 qubit를 늘려 왔으니, 양자 기술도 무어의 법칙(반도체 chip의 트랜지스터 용량이 18개월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주장)에 따르고 있고, 따라서 일본도 이제부터 27년 간 개발하면 수백만 qubit을 달성할 수 있다는 희망 찬 계획이다.

이런 단순한 산술적 논리가 과연 실현 가능한 근거가 될 수 있을까? 이를 실현하는데 필요한 기술의 난이도는 기하급수로 증가하고 투입되어야 하는 R&D 비용도 기하급수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자 컴퓨터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전세계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이 법칙을 기반으로 2050년까지 수백만 qubit의 실현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단계별 실현 방법은 아무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논리학과 과학에서는 이런 식의 주장을 부당전제의 오류(不當前提의誤謬)라고 한다. 즉 아무런 증명도 없이 잘못된 전제를 참이라고 주장하고, 그 전제로부터 결론을 도출함으로써 발생하는 논리적 오류인 것이다.

(그림 3) Quantum version of Moore’s Law

 

4. 컴퓨터의 필수 기능: 오류 정정(Error Correction) 

 

현대의 범용 컴퓨터도 100% 완벽하지는 않으므로 계산 도중에 오류가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1+1을 계산 할 때 2가 아닌 답이 나오는 경우는 없다. 계산 도중에 오류가 발생하면 이를 찾아내서 정정하는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오류 정정의 기본 원리는 많은 bit를 사용하여 하나의 bit 정보를 나타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3 bit를 사용하여 000이면 0을 나타내고 111이면 1을 나타내도록 하고, 만일 하나의 오류가 발생하면 다수결로 판단하여 오류가 발생한 bit를 수정하면 된다. 현재는 더 성능이 좋은 오류 정정 방법들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그림 4 참조).

 

 

(그림 4) 현대 범용 컴퓨터의 오류 정정 방식들

 

그러나 양자 비트는 외부 영향 또는 어떤 이유로 중첩 상태가 조금만 달라져도 오류가 발생한다. 게다가 오류 발생 여부를 알려면 양자 비트가 어떤 값인지 측정해서 확인해야 하는데, 측정하면 중첩이 깨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 문제는 1994년에 원본 양자 비트에 양자 얽힘을 걸어서 오류를 측정한 후 원본의 오류 양자 비트를 다른 것으로 대체하여 정정하는 방법이 발견되었다. 이후 오류정정 방법은 여러 가지가 제안되었지만 현재까지 가장 뛰어난 방법으로도 오류 비율의 손익분기점은 약 1%밖에 안 된다. 즉, 1% 이상의 확률로 오류가 발생한다면 잘못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양자 컴퓨터는 훨씬 더 높은 오류정정 기능을 개발해야만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양자 오류 정정 방법들 중에서 '표면 부호’ 방식이 주류이다. 논리 양자 비트의 상태를 나타내는 ‘데이터 양자 비트’와 에러를 검출하는 ‘보조 양자 비트’를 아래 (그림 5)처럼 격자 형태로 규칙적으로 나열하여 논리 양자 비트를 구성한다. 그리고 각 보조 양자 비트의 관측치를 계산하여 에러가 있는 양자를 특정한다. 이 계산은 양자컴퓨터가 아닌 현재의 범용 컴퓨터로 수행한다.

(그림 5) 양자 오류 정정 방법

 

위와 같은 원리에 따라서 양자 컴퓨터의 오류 정정을 하려면 ‘데이터 양자 비트’의 수보다 2배 더 많은 ‘보조 양자 비트’를 필요로 하고 또 이들 간에 복잡한 얽힘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양자 비트 수가 늘어날수록 전체적인 양자 얽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 진다. 그로 인해 계산 처리량(속도)이 낮아지는 것은 물론 장치 내의 오류 발생 가능성은 높아진다. 즉, 이율배반적인 상황에 빠져 버리고 상용화 수준의 개발은 더 어렵고 더 많은 인력과 돈을 필요로 하게 된다. 양자 컴퓨터가 개발된다면 소인수 분해와 최적화 문제를 더 빨리 풀 수 있다고 하지만 그 수준에 오를 가능성은 지수 함수로 낮아지는 것이다. 이렇게 양자 컴퓨터 실현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벽은 오류정정 기술이라고도 말한다.

 

5. 양자 컴퓨터 개발 방식

 

현재 개발 중인 양자 비트 방식에는 크게 4가지가 있다. 원자나 이온을 이용하는 방식, 초전도체를 이용하는 방식, 원자의 스핀을 이용하는 방식 그리고 광자(빛)를 이용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1) 초전도 방식

전기가 흐르는 도체인 금속에는 전기 저항이 있다. 이것은 전자가 이동할 때 양성자나 중성자와 충돌하여 움직임을 방해 받기 때문에 생기는 자연 현상이다. 하지만 우주에서 가장 낮은 온도인 영하 273도에 근접한 상태에서는 초전도 현상이 일어나며 그 순간에는 전자가 전혀 방해를 받지 않고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양자의 하나인 전자가 양자적 성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동하게 되므로 이를 이용하여 Qubit를 만들고 양자 컴퓨터 개발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아래 (사진 1)에서 Qubit을 만드는 칩의 짙은 녹색 부분(전극)에 전자가 모인다. 전자가 좌측과 우측 중 어느 쪽에 있는가로 0과 1의 상태를 나타낸다. (사진 2)는 IBM이 개발한 양자 컴퓨터의 전체 모습이다. 좌측의 원통형 진공 용기 안에 우측의 양자 냉동 장치가 들어가며, 양자 칩은 냉동 장치의 중심 하단에 설치하고, 자장의 영향으로부터 차폐시켜 사용한다.

 

(사진 1) IBM 16 qubit chip (사진2) 초전도 방식 양자 컴퓨터의 전체 모습

 

 

2) 이온(+와 – 전하를 띤 원자 또는 분자)을 포획하여 이용하는 방식

 

이온 하나하나를 양자 비트로 사용한다. 이온 내에서 전자는 여러 개의 궤도를 가지는데 그 중 2개의 궤도에 대해 전자가 어느 쪽에 있는가로 0과 1을 표현한다.

(그림 6)처럼 진공 상태의 용기 내에서 이온에 작은 전기력을 가하여 이온이 용기와 충돌하지 않게 띄워야 한다. 전기력으로 진공 공간에 떠 있는 이온의 양자 상태는 매우 안정적이며 오랜 시간 동안 중첩 상태를 유지하도록 할 수 있다. 그리고 실행할 연산 순서에 맞추어 늘어선 개개의 이온에 레이저를 쏘아 전자의 궤도를 제어하는 방식이다.

이온 방식은 양자 비트의 안정성이 높아서 현재 99.9%의 정확도를 달성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방식의 한계는 진공 용기 안에 가두어 조종할 수 있는 이온의 숫자가 수십 개 이내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십 개 단위의 이온을 가진 소규모 양자 컴퓨터 여러 대를 연계시켜 대규모로 만드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또 다른 방식과 비교할 때 XOR 연산을 하는데 시간이 매우 많이 걸린다는 약점도 남아 있다.

(그림 6) 원자나 이온 주위의 전자 궤도와 이온 포획 방식의 개념도

 

3) 반도체 방식

 

컴퓨터 산업의 발전으로 불순물이 없는 고품질 반도체를 만드는 기술과 나노 미터 크기의 트랜지스터를 가공하는 기술이 크게 발전했다. 이러한 기술을 양자 컴퓨터에 응용하는 것이 반도체 방식의 양자 컴퓨터이다. 이 방식은 초전도 방식보다 크기가 훨씬 작아서 많은 양자 비트를 고밀도로 집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유력해 진 방식은 반도체의 한 곳에 전자를 가두고 양자 비트로 사용하는 것이다. (그림 7)처럼 반도체 칩 위에 다른 종류의 반도체 박막을 몇 겹으로 덧대는 특수한 구조를 만든다. 그러면 전자를 박막과 박막 사이의 2차원 평면에 가둘 수 있다. 또한 박막의 표면에 금속 전극을 만들고 전자에 전기력을 가하면 전자를 반도체 안의 한 위치에 가둘 수 있게 된다. 이렇게 가둔 전자들을 배열하여 양자 비트로 사용한다. 이 전자들의 N극이 위로 향하느냐 아래로 향하느냐에 따라 0과 1을 나타낼 수 있어 전자 하나로 양자 비트 하나를 표시할 수 있다. 전자 주위의 금속 전극에 전기 신호를 보내 N, S 극의 방향을 조작하면서 양자 비트 연산을 실행하거나 그 방향을 측정해서 양자 비트의 값을 읽어 낼 수 있다.

반도체 칩은 전자의 양자적 성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초전도 방식과 같은 냉동기 안에 설치해야 한다. 이 방식은 아직은 초보적이라 1~2 양자 비트를 조작하는 수준이고 연산 오류 비율도 다른 방식들보다 높아 아직은 갈 길이 멀다고 할 수 있다.

(그림 7) 반도체 방식

 

4) 광 방식

 

광자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냉동기나 진공 용기가 필요 없고 상온에서 광소자부품(레이저 광원, 렌즈, 거울, 프리즘 등)를 이용해 제어하는 방식이다.

광자는 공간 속을 진동하면서 진행하는 파동이다. 이 파동의 진동 방향이 가로이면 1로 세로이면 0으로 표현하여, 즉 편광을 이용하여 광자 한 개로 양자 비트를 나타낼 수 있다. 하지만 빛(광자)은 항상 빛의 속도로 이동하므로 아래 (그림 8)과 같이 다양한 광소자와 부품을 일정한 면적의 실내 공간에 배치하여 계산과 측정을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즉, 작게 만드는 데에 한계가 있다.

양자 컴퓨터 개발을 시작한 초기에는 광자를 이용한 방식이 많이 사용되었는데 그 이유는 광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광자 하나를 만들어 내거나 조작하고 측정하는 기술이 많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광자 기반 방식의 단점은 두 개의 양자 비트 사이의 연산(XOR)이다. 한쪽 광자의 상태(1과 0)에 따라 다른 쪽의 광자의 상태가 변하도록 해야 하지만 두 개의 광자가 서로 충돌해도 영향을 미치지 않고 원래 가던 길을 갈 정도로 독립적이어서, 현재 양자 비트 연산은 확률적으로 처리하는 특수한 방법으로 대신하고 있다. 즉, 광 방식의 연산 정확도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그림 8) 광 방식

 

5) 기타 방식

이 밖에도 다이어몬드 결정의 전자나 원자를 사용하는 방식 및 마요라나 입자라는 특수한 입자를 사용하는 방식, 리드버그 원자를 사용하는 방식 등이 제안되고 있지만 아직은 모두 기초연구 단계에 있다.

이상을 대충 살펴보면 구글과 IBM이 주도하고 있는 초전도 회로 방식의 양자 컴퓨터가 우세해 보인다. 하지만 어느 방식이 언제 상용화 수준에 이를 지는 아무도 모른다. 모두 미해결 과제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표> 4가지 방식의 비교


초전도 회로 방식
이온 방식
양자 비트로 0과 1을 표현하는 방식
초전도 상태에 있는 전기회로 내의 2가지 상태를 사용
하나의 이온 내에서 전자의 궤도 2개를 사용
장점
오류 비율 1% 이하
집적화 가능
오류 비율 1% 이하
양자 비트 안정
단점
양자비트 불안정
커다란 극저온 냉동기 필요
일부 연산은 저속도
진공 용기가 필요

반도체 방식
광(빛) 방식
양자 비트로 0과 1을 표현하는 방식
반도체 기판 안에 가둔 전자의 자성 방향
광자 1개의 파동 진행 방향 2개
(2개의 수직 편광을 사용)
장점
고밀도로 집적 가능
실온, 공기 중에서 동작
고속 연산이 가능
단점
오류 비율이 높음
커다란 극저온 냉동기 필요
오류 비율이 높다
일부 연산은 확률적으로 수행

 

6. 지나친 긍정과 과도한 투자는 낭비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양자컴퓨터 연구개발 붐이고, 10년 이내에 상용화될 것이라는 보도자료가 쏟아지고 있으며, 양자컴퓨터를 사용하면 신물질 개발, 신약 개발, 초고밀도 반도체 등 인류가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과제를 풀어줄 마법의 기술로 주목받고 있으니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이다. 또한 양자 컴퓨터가 중첩을 이용해 계산하므로 현재의 슈퍼 컴퓨터 보다 1억배 빠르다 하거나 심지어는 30조배 빠르다는 등의 황당한 주장들이 인터넷을 덮어버렸다. 심지어 무어의 법칙에 대한 양자 비트 버전도 만들어져, 각국의 정부기관들조차 공공연하게 2050년까지 수백만 양자 비트의 실현을 장담하고 있다.

신중한 양자 컴퓨터 연구자들 조차도 20년 후 또는 100년후에는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천재일우의 기회가 찾아 왔으니 이를 버릴 수는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20년 후는 까마득히 먼 미래이고, 100년 후라는 말에는 영원히 오지 않을 미래라는 뜻도 함축되어 있어서 그럴지 모르지만 최근의 양자 컴퓨터 붐이나 양자 만능주의는 매우 비정상적이다.

인터넷 상에 보도자료, 기술 소개 자료를 올린 전문가들조차 양자 컴퓨터의 핵심 원리인 양자의 중첩 현상을 초고속 병렬 처리가 가능한 근거로 잘못 해설하고 있으며, 수년 내에 컴퓨터 암호 체계가 모두 무너진다는 등의 근거가 희박한 주장을 하고 있다.

이 세상 모든 기술에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수백만 양자 비트를 구현하려면 이에 들어가는 비용의 증가도 누군가는 이야기 해야 한다. 양자의 크기가 매우 작으니 고밀도화는 저절로 얻어질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50 큐빗의 실현에 수천억 원이 소요된다면 2050년까지 수백만 큐빗의 실현에는 얼마의 투자가 필요한지 말해야 한다. 기술의 난이도를 고려하면 적어도 수십 조, 수백 조원 이상이 들어갈 것이다. 정부가 어디까지 지원을 해 줄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양자 컴퓨터 연구자들은 연구를 하다 보면 획기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 획기적인 아이디어는 어느 분야에서나 나타날 수 있다. 핵융합, 인공 광합성, 노화방지 신약, 암 치료 등등 불가능은 어디에도 없다는 논리가 돼버린다.

매년 수백 억원의 막대한 R&D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양자 컴퓨터가 20년 후에 상용화될 지 아닌지는 심층 검토와 분석이 필요하다. 100년 또는 200년 후라면 지금부터 막대한 돈을 투자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수백명 규모의 연구 인력을 100년 동안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면 정부는 그 정도만 지원하면서 성과를 지켜 보아도 된다. 양자 컴퓨터로 인해 현대의 암호 체계가 무너지는 것이 두렵다면 새로운 양자내성 암호체계를 개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정부주도의 연구 개발로 10년간 1조원을 투자하고 아무것도 얻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 1982년부터 91년까지 일본에서 진행된 제5세대컴퓨터 컴퓨터와 광 컴퓨터 개발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일본이 IBM과 인텔을 앞서는 컴퓨터 초강대국을 목표로 했던 사업에 컴퓨터와 통신 관련 대학과 기업이 대거 참여했지만 결과는 당시 인텔 Pentium I 프로세서에도 못 미치고 범용성도 없는 칩을 만드는 수준에서 종료되고 말았다. 당시 비판은 금기시되었고 꿈 같은 비전만 앞세웠던 Top Down 과제의 초라한 말로였다.

선진국에 진입한 나라가 다른 나라가 보유한 기술을 따라 잡는데 50년이나 100년씩 걸리는 경우가 있을까? 대다수의 과학자와 공학자들은 명예를 최우선으로 하여 일한다. 즉, 자신이 개발한 기술을 가능한 한 세상에 널리 알리고 인정 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다. 특정 국가가 이를 막고 그 국가만이 과학 기술을 독점하여 사용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개념과 기본 원리가 공개되었고 연구 인력과 실험 설비를 갖출 경제력이 있다면 그것을 따라잡는 것은 10~20년이면 충분하다. 물론 개인이 아닌 기업과 국가 단위 사업에서 그렇다는 뜻이다.

상용화 기술 개발은 기업에 일임하고 정부는 기초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을 위한 지원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양자 컴퓨터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만능의 도구는 결코 아니다. 제한된 예산과 인력으로도 연구개발 투자를 해야 할 더 중요한 과제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끝.

 

참고문헌

1. 빛의 양자 컴퓨터, 후루사와 아키라 지음, 동아시아(출판), 2019

2. 처음 읽는 양자 컴퓨터 이야기, 다케다 슌타로 지음, 플루토(출판), 2020

3. https://www8.cao.go.jp/cstp/english/moonshot/concept6_en.pdf

4. https://www.techm.kr/news/articleView.html?idxno=5264

5.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308726622687032&mediaCodeNo=257

6. https://newsroom.koscom.co.kr/31223

7. https://www.msit.go.kr/bbs/view.do?sCode=user&mId=113&mPid=112&pageIndex=&bbsSeqNo=94&nttSeqNo=3180196&searchOpt=ALL&search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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